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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란트대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 사람들 (126) - 장 프랑스와 밀레 ③
[[제1556호]  2017년 7월  8일]


Jean-Francois Millet, 1814-1875 자연과 노동을 그린 화가

 밀레는 계절에 상관없이 늘 비슷한 복장의 농부를 그렸다. 밀레의 농부들은 체격이나 나이 또한 비슷하다. 그는 농촌 생활의 사실성을 반영한 동시에 변형했다. 이런 면에서 밀레가 의도한 것은 특정 농부가 아니라농부의 전형’, 일하는 농부, 농부의 일 그 자체였다. 그들은 일하면서 비현실적으로 즐거워하거나 감상적으로 고통스러워 하지 않는다. 그들의 노동에서 피로와 가난, 어쩌면 체념을 느낄 수는 있지만 그들은 노동을 조롱하거나 무시할 수 없다. 그 단순하고 고전적인 고요함에서 위엄을 느낄 수 있다. 그들은 오직 일하는 존재임을 나타냈다. 그것이 숙명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으로 여겼다.

추수가 끝난 황금빛 들판에서 세 명의 농촌 여인이 이삭을 줍고 있다. 그 당시 농촌에서는 추수하면서 땅에 흘린 이삭을 주워 가져가는 것이 관습이었다. 이 가난한 소작농 아낙들의 삶은 뒤에 산더미처럼 쌓인 풍요로운 곡식단과 대비되어 더욱 힘겨워 보인다. 하지만 자신들의 운명을 비관하지 않고, 두 여인은 허리를 굽혀 땅에 떨어진 이삭을 줍고 한 여인은 허리를 조금 펴고 자신이 주운 이삭을 간수한다. 한 알의 곡식이라도 소중히 여기는 농심,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경건한 모습에서 대지의 고마움, 노동과 땀의 소중함과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까지 느끼게 된다.

성경에 이삭 줍는 여인상이 있다. 룻이다. 프랑스의 추수하면서 흘린 이삭을 주워 가는 습속은 구약성경 역사에서 온 것이다. 룻은 이방 여인으로 시어머니와 함께 과부가 되어 돌아온 고향에서 흘린 이삭을 주워서 시어머니와 함께 양식으로 삼았다. 그의 노동은 숙명적인 삶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원망 없이 묵묵히 이어갔다.

이런 사상이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에서도 나타났다. 룻의 시어머니인 나오미는 며느리인 룻을 향해현숙한 여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이삭을 줍는 일을 하므로기업을 무를 자’( 3:12)를 만나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이삭을 줍는 일은 하루의 양식을 줍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미래 가정의 꿈을 이루는 희망적인 행동으로 나타났다.

밀레는 성경을 많이 읽은 사람이다. 이것은 할머니의 신앙을 이어 받은 것이다. 신앙은 배움이 아니라 감동이다. 그리고 체험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그가 신앙적이었던 것은 배후에 독실한 할머니의 기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할머니는 파리로 그림 공부를 떠나는 밀레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네가 하나님의 뜻을 어긴다든지 믿음을 저버리는 것을 보기보다는 차라리 죽는 편이 낫다. 너는 화가이기 전에 참된 신앙인이 되어라. 올바르지 않은 일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라. 그림을 그릴 때는 영원을 위해서 그려라. 하나님의 심판의 나팔 소리가 들려올 것을 늘 생각하며 살도록 하라.”

이는 신앙인으로 살 것에 대한 권면이 아니라 할머니의 명령이었다. 아니 그것은 여호와 하나님의 명령이었다. 이것은 밀레가 하나님의 아들이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장면이라고 여겨진다. 그러므로 그는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확실히 터득하여 연마했고, 하나님을 향하여 영광 돌리는 작업으로 노동하는 사람들의 장면을 그림으로 나타내서 많은 사람들을 감동케 했다

밀레의 농민화에서 뚜렷한 특성은 ① 대지의 끊임없는 수평 구도, ② 이에 대치되는 인간의 의지로서의 수직적 요소, ③ 대지와 인간의 화합에서 생겨나는 평화, ④ 안정적이고 끝없는 정적 분위기이다.

벤칠 리가 말한 것처럼 밀레에게 미술의 목적은 현실을 재현하는 것만 아니라 그의 마음에 있는 또 다른 현실을 표출해 내는 것이었다.

밀레는 어려서부터 성인전(聖人傳)에 감명을 받아 종교적인 대상을 즐겨 그렸다. 독실한 기독교 신앙으로 농민들의 고달픈 삶을 관찰하고 정직하고 소박한 일상을 사실적으로 그려, 노동의 신성함과 인간의 존엄성을 표현했다. 충분한 정서가 담긴 목가풍의 작품에는 잔잔한 평화가 흐르며 우수에 찬 분위기가 감돈다. 그러나 가난과 고통의 솔직한 묘사와 휴머니즘을 표현했다. 보수적 비평가들에게서 사회주의자라고 비난 받았으며 정치적으로는 의혹의 대상이었다.

이승하 목사<해방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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