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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파시즘
[[제1616호]  2018년 10월  27일]

친절한 파시즘(버트럼 그로스 지음/김승진 옮김/현암사)이란 책이 38년만에 우리나라에서 번역판으로 출간되었다. 세대 전에 나온 책을 현재의 시간으로 단번에 소환해 것은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새로운 형태로 등장하는 파시즘의 위험을 경고하는 책이 트럼프 대통령 재임 중일 다시 불려 나왔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다. 책이 새삼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오늘의 현실, 미국의 정치적 상황과 유럽을 중심으로 극우 포퓰리즘에서 저자가 38 전에 예측했던파시즘의 징후 느껴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암 촘스키 MIT 명예교수도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 정치의 우경화와 유럽에 창궐하던 극우 민족주의를 히틀러 시대에 빗댄 들끓는 대중의 공포와 분노를 교묘히 이용한 친절한 파시즘이 현실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친절한 파시즘이란 20세기 세계대전의 와중에 이탈리아 독일 일본 등에서 창궐했던 것이 잔혹한 무력을 동원한 고전적 형태의 파시즘이라면 선진자본주의 국가에서 기득권과 정부가 결탁해 교묘한 관리와 조작으로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 바로 새로운 의미의 파시즘이라는 것이다. 친절한 파시즘의 시대가 도래한다면 과연 폐해는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는 것일까. 기득권 세력들은 자유와 해방, 민주, 인권 등을 앞세운 화법을 쓰며 권력을 확장하고 자신들의 이득만을 탐한다. 과정에서 초래되는 환경오염이나 물자부족 실업 인플레 전쟁의 피해는 수많은 보통 사람들에게 전가된다. 조직의 구조조정은 상시화되고 조직의 이익보다 양심이나 정의를 앞세우는 이들은 변방으로 쫓겨난다. 폭력은 장려되지는 않지만 사회가 구성원들에게 언제나 행할 있는 준비가 있음을 과시하는 것만으로도 두려운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케케묵은 것으로 여겨졌던 매카시즘, 감시와 사찰 등도 기득권 핵심부에 뿌리를 두고 공산주의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불안정하거나 기술적으로 적합도가 떨어지는 사람, 고용되기에 부적절한 사람들을 솎아내는 방식으로 정교하게 작동된다. 저자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시민의 자유와 권리는 교묘하게 박탈당하고 경제불균형은 심화하며, 저항은 무력화된다고 봤다.

저자가 예측한 사회가 작금의 정치적 현실과 비슷한 모습이라 해도, 세대 전에 출간된 책의 이야기에는 억측과 과장도 있고, 빗나간 주장도 적잖다. 그렇지만 저자가 지목하는파시즘을 구축하기 위해 진격하는 다섯 대열(광적, 책동, 특권, 훼방꾼, 가공된 신화)이야기는 주의 깊게 들여다 만하다. 저자는 진격하는 대열을 막아낼 방법을 다수 지도자의 행동 지향적인 비전에서 찾았다. 그러므로 책은 파시즘의 위협을 말하지만 진정한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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