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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4.조조만도 못한 사람들
[[제1614호]  2018년 10월  13일]

삼국지에 보면 초기에 유비가 서주성에서 조조에게 대패하고, 유비의 3형제는 뿔뿔이 흩어져 생사를 모르는 지경에 이른다. 이때 관우는 조조에게 생포될 상황에 빠지게 되는데, 조조의 장수인 장료는 죽기까지 싸우려는 관우를 설득하여 조조에게 투항하게 만든다. 관우는 유비의 부인의 안전 때문에 잠시 조조에게 투항하였으나, 유비의 생사를 확인하는 즉시 조조를 떠나 유비에게로 것을 천명한다. 조조는 관우에게 적토마를 선물하며, 금은보화와 산해진미를 주며, 작위를 하사하면서까지 마음을 얻으려고 하지만, 관우의 마음은 변함없이 유비만을 생각한다.

반년의 시간이 흐른 후에 관우는 유비가 원소의 진영에 몸을 의탁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관우는 조조의 간곡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작별인사를 한다. 그리고 원소의 하북으로 유비의 부인을 호송하고 길을 떠난다. 조조의 책사들은 관우를 원소에게 보내는 것은 범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 되어 훗날 화를 입게 것이라고 하면서, 즉시 관우를 쫓아가서 죽여야 후환이 없을 거라고 조조에게 간언한다. 이때 조조가 마음만 먹으면 관우는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조조는 관우를 사랑하고 흠모하는 마음과, 그의 충성심과 인물됨을 아깝게 여겨 그냥 가도록 허락한다. 이때 조조가 부하 장수들에게 남긴 명언이 있다. 비록 ()으로 다시 만나게 될지언정 죽일 마음은 없다.

조조는 황제 위에 군림하면서 천하통일을 위해 피를 많이 흘린 사람이긴 하지만, 삼국지를 통틀어 그만한 인물도 찾기 어렵다. 어쩌면 삼국지의 주인공은 유비가 아니라 조조일지도 모른다. 그는 소위 페어플레이(fairplay) 아는 영웅이었다. 페어플레이란 상대방을 인정하는 자세이다. 상대를 세워 주고 인정하면서 정정당당하게 붙고자하는 정신을 말한다.

지금 한국 사회에 페어플레이 정신이 없다. 내가 이기기 위하여 상대를 모함하고 유언비어를 퍼트리고 약점을 캐고, 사전에 전장에 나오지 못하도록 모든 수단방법을 동원하여 아예 주저앉히고 죽여서 눈앞의 승리만을 쟁취하려는 소인배들로 가득 있다. 조조만도 못한 사람들이 진흙탕에서 서로 뒹굴면서 싸우는 한국 사회는 소인배들의 천국이다. 한국에서는 관우가 살아날 가망이 거의 없다.

  서글픈 현실은 교계의 모습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영웅이 그리운 시대이고, 페어플레이 정신이 아쉬운 세상이다.

문성모 목사

< 서울장신대 총장

강남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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