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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노숙인을 재워주는 교회
[[제1565호]  2017년 9월  23일]

필자가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교회라는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계기는 30 미국 유학시절 한인교회를 출석할 때의 경험이다. 당시 우리는 미국인 교회를 빌려 오후에 예배를 드렸다. 교회는 건축미가 뛰어나고 실내를 매우 청결하게 관리하는 교회였다. 미국인들은 오후 1시까지 모든 예배와 집회를 마치고 친교실에 휴지나 물자국 하나 없이 깨끗이 정리하고 한국인들을 위해 자리를 비워주었다. 우리가 오후 2시에 예배를 드리러 교회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끔 쾨쾨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 날이 있었다. 이렇게 깨끗이 사용하는 교회에서 도대체 이게 무슨 냄새인가? 사연을 알고 보니 정말 가슴 뭉클한 일이 있었다.

도시는 아담한 대학 타운으로 평화롭고 살기 좋았으며, 주민을 위한 복지시설이 비교적 마련된 곳이었다. 시내엔 노숙자 쉼터(homeless shelter) 있었다. 도시에 복지서비스가 좋다는 소문을 들을 인근 도시의 노숙자들이 마트에서 훔친 카트에 자기 짐을 실고 도시로 이사 오는 광경이 자주 목격되었다. 쉼터는 하루 숙박 가능한 인원이 100명이었는데 이제 노숙자들이 많아지면서 대기하고 있던 모든 사람을 수용할 없게 되었다. 매트가 100개뿐이어서 100명만 받고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쉼터는 사정을 교회연합회(Inter-faith Council) 호소하고 곳이 없는 이들을 교회에서 재워줄 것을 요청하였다. 20 개의 개신교, 성공회, 천주교 교회로 구성된 교회연합회는 요청을 받아들여 매일 당번을 정해 이들을 재워주기로 결정하였다.

필자가 교회 문을 열었을 쾨쾨한 냄새가 나는 것은 어제 저녁에 교회에 노숙자들이 자고 갔다는 증거이다. 보통 20 되었다. 쉼터의 요청을 받으면 교회는 신도들을 쉼터로 보내 노숙자를 자기 차에 태워 교회로 모셔온다. 교회 이곳저곳에 노숙자 수만큼 매트를 깔고 재운 , 아침식사로 도너츠와 커피를 대접한다. 오후 예배를 드리는 우리도 교회 전체에 진동하는 쾨쾨한 냄새가 역겨운데 오전 예배를 드리는 미국인들은 어떠할까?

아무리 노숙인이라도 잠은 편히 자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들에게 하루 밤의 편한 숙식을 제공하기로 뜻을 모은 목사와 신부들의교회의 사회적 책임 대한 인식, 하나님 앞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한 존재이니까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독한 냄새가 나는 이들을 자기 차로 데려오고, 매트를 깔아주고, 아침식사까지 제공하는 교인들의 사회봉사에 대한 인식을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최근 20 한국교회는 사회봉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였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교회는 지역사회와 대화하고 소통하며 섬김과 나눔의 실천으로 열린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약자 보호를 통해 정의로운 공동체 확립을 교회의 사명으로 알고 그동안 열심히 봉사하였다. 그러나 정말 구체적인 하나님 나라 공동체를 이룩하기 위해 거룩한 교회가 세상 속으로 들어가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감당하였는지 되짚어 일이다.

당시 교회 문을 열고 들어갈 쾨쾨한 냄새가 나면 문고리를 잡고 한참 멍하니 있다 기도하였다. 주여. 우리나라 교회도 예수님을 본받아 가난한 자의 친구가 되게 주세요!  

김동배 장로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명예교수

한국기독교사회복지협의회 공동대표

새문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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