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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건국대통령 이승만 장로 편 - 가난과 공산세력과의 싸움, 파란만장했던 칠십 인생
[[제1548호]  2017년 5월  13일]

기도로 시작된 제헌국회는 720일 이승만을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724일 이승만은 대통령 취임 연설을 한다. 그 첫마디도 역시 신앙의 고백이었다.

여러 번 죽었던 이 몸이, 하나님의 은혜와 동포의 애호로 지금까지 살아 있다가, 오늘에 이와 같이 영광스러운 추대를 받는 나로서는 일변 감격한 마음과 일변 감당키 어려운 책임을 지고 두려운 생각을 금하기 어렵습니다. ‘기쁨이 극하면 웃음이 변하여 눈물이 된다는 것을 글에서 보고 말로 들었던 것입니다. 요즈음 나에게 치하하러 오는 남녀 동포가 모두 눈물을 씻으며 고개를 돌립니다. 각처에서 축전 오는 것을 보면, 모두 눈물을 금하기 어렵습니다. 나는 본래 나의 감상으로 남에게 촉감(觸感)될 말을 하지 않기로 매양 힘쓰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목석간장이 아닌 만치 나도 뼈에 사무치는 눈물을 금하기 어렵습니다. 이것은 다름이 아니라 40년 전에 잃었던 나라를 다시 찾은 것이오, 죽었던 민족이 다시 사는 것이 오늘 이에서 표명되는 까닭입니다. 오늘 대통령 선서하는 이 자리에서, 하나님과 동포 앞에서 나의 직책을 다하기로 한층 더 결심하여 맹세합니다. 따라서 여러 동포들도 오늘 한층 더 분발해서, 각각 자기의 몸을 잊어버리고, 민족 전체의 행복을 위하여, 대한민국의 시민이 된 영광스럽고 신성한 직책을 다하도록 마음으로 맹세하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의 최고 지도자로 선출된 이승만의 연설들은 하나님과 동포들 앞에서를 반복한다. 일평생 그가 추구했던 신앙과 애국이 그대로 드러난 표현이다.

건설하는 데는 새로운 헌법과 새로운 정부가 다 필요하지마는, 새로운 백성이 아니고는 결코 될 수 없는 것입니다. 부패한 백성으로 신성한 국가를 이루지 못하나니, 이 민족이 날로 새로운 정신과 행동으로, 구습을 버리고 새 길을 찾아서 날로 분발 전진하여야, 지난 40년 동안 잊어버린 세월을 다시 회복해서, 세계 문명국에 경쟁할 것이니, 나의 사랑하는 3천만 남녀는 이날부터 더욱 분투용진해서, 날로 새로운 백성을 이룸으로써 새로운 국가를 만년 반석 위에 세우기로 결심합시다.”

새로운 백성을 강조한 대목은 한성 감옥에서 집필한 독립정신을 떠올리게 한다. 정치 제도를 뜯어고치는 혁명을 꿈꾸던 풍운아 이승만은 역적으로 몰렸다. 생지옥 같던 한성 지옥에서 그는 살아계신 예수를 만났다.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으로 그에게는 새로운 애국의 지평이 열렸다. 그것은 백성들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깨달음이었다. 정치의 변화나 제도의 혁명은 사람이 바뀌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사람을 바꿀 수 있는 것은 기독교였고 복음이었고 성서였고 그리스도였다. 그로부터 반백년, 스물네 살의 사형수는 일흔 셋의 대통령이 되었다. 그가 이끌어야할 나라는 가난과 공산 세력의 위협과 무지에 둘러싸여 있었다. 생존 여부가 불투명한 조국을 바라보며, 이승만은 오십 년을 견지해왔던 신앙과 애국을 말했다. 파란만장한 세월 동안 그를 지켜왔고 그의 영혼이 품어왔고 그가 씨름하며 추구해왔던 신앙과 애국, 그것으로 새 나라를 세우고자 했다. 길고 오랜 투쟁 끝에 찾아온, 장엄한 시작이었다

 

왜 이승만인가?

다시 묻는다. 왜 이승만인가? 김길자의 대답이 적절하다. “이승만만큼 경쟁력있는 브랜드도 없다. 그의 삶 자체가 수백편의 드라마, 웅장한 오페라다. 이승만 정신은 한민족의 역사적 재산이며 세계 약소 국가의 독립 모델이다. 더구나 전 세계에 잘 알려진 전설적인 이름 싱맨 리아닌가.”

너무나 경쟁력있는 브랜드, 이승만은 뛰어난 아이템이다. 동양과 서양이, 한국과 세계가 그의 폭넓은 일생을 통해서 운명적으로 만났다. 자주와 동맹이 치열하게 대결하면서 거대한 용광로 같은 90년 생애에 담겨 녹아들었다. 일과 사랑이, 신앙과 애국이 그의 빛나는 인격 안에서 융합되었다. 이승만은 여전히 살아있다.

첫째로 이승만은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세계화 시대의 인간형이다. 이문열의 소설 황제를 위하여에 붙은 작가의 말이다.

오늘날의 젊은 세대는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는 읽으면서도 사서삼경은 낡았다고 읽지 않고, 보들레르에게는 감탄하면서도 이하(李賀)를 아는 이는 드물다. 니체에게는 심취하면서도 장자를 이해하려들지는 않고, 로버트 오웬은 알아도 허자(許子)는 낯설어 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우리가 세워야할 문화의 유형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의 전통에 깊이 뿌리내린 동양적인 것과 새롭고 활기찬 서구적인 것의 조화에 있지, 어느 한편에 대한 일방적인 배척과 다른 편에 대한 무조건적인 추종이나 몰입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이문열 특유의 현학(衒學)과 교양주의가 물씬 풍겨나는 문장이다. 벌써 이십여 년 전의 글이라, 지금과는 차이가 있다. 그때는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나 보들레르나 니체나 로버트 오웬은 친숙하고, 사서삼경이나 이하나 허자는 낯설었는지 몰라도, 지금은 이문열이 언급한 모두가 다 낯설어진 시대이다. 책을 읽지 않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그의 결론은 아직도 유효하다. 우리가 세워야 할 문화는 여전히 동양과 서양의 조화에 있다. 한쪽에 대한 일방적인 추종이나 다른 한쪽에 대한 일방적인 배타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승만은 동서양이 융합된 인물이다. 그는 동양과 서양에 모두 정통했고, 모두 최고였다. 한문으로는 경지에 오른 붓글씨를 남겼고, 영문으로는 베스트셀러를 썼다. 20대에는 사서삼경에 통달했고 30대에는 프린스턴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복을 입으면 선비였고, 양복을 입으면 신사였다. 그의 동서문화를 아우른, 20세기에 등장하기 시작한 새로운 인간군의 전형이었다.

지금은 세계화 시대이다. 세계가 우리 안에 있고 우리가 세계 안에서 산다. 특히 한국은 여행, 연수, 유학, 이민, 무역 등으로 세계에 진출한 인구의 비율이 참으로 높다. 잦은 해외 경험에서 한국인들은 동양과 서양의 만남을 느낀다. 서양국가에 살다보면, 내 안의 동양을 느낀다. 서양인들과는 통하지 않는데, 같은 동양인들 간에만 통하는 무엇이 있다. 외국 생활을 거쳐서 한국에 들어와 보면, 내 안에 어느새 자리 잡은 서양을 느낀다. 동양과 서양은 우리의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동서양이 일상적으로 만나는 시대, 양쪽에서 최고를 경험하고 최고를 취해서 쌓아올린 이승만의 생애는 우리가 따라가야 할 모델이다.

이호 목사 <신안산대 겸임교수 거룩한 대한민국 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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