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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통령 이승만 장로 편 12 - 무너져 가는 나라 - 기독교 敎化로 立國
[[제1496호]  2016년 3월  12일]


이승만이 사용한 ‘교화(敎化)’는 교육보다 높은 차원의 종교적 함의를 지닌 말이었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힘을 빌어 백성들의 마음을 다스리고 변화시켜야 한다는 뜻이었다.

이승만은 백성들의 교화를 주도하는 교회가 정부의 근원이라고 주장했다.

교화를 강조한 것은 감옥 생활과 기독교로의 개종이 이승만에게 일으킨 변화를 뚜렷이 보여준다. 감옥 바깥에서 그의 싸움은 ‘바깥’을 향했다. 그의 투쟁은 개혁 조치를 시행하고 의회를 설치하는 등 정치제도의 개혁을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감옥 안에서 이승만은 ‘안’을 발견했다. 기독교인이 되어 스스로 심령의 변화를 체험한 뒤에 그는 ‘안’에서 출발해야 함을 깨달았다. 기독교 교화를 통한 동족의 영적, 정신적, 도덕적 자질 향상이 무엇보다 우선함을 알게 된 것이다. 그 결과 그는 조국을 동양 최초의 예수교 국가로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이승만이 노트에 쓴 ‘입국이교화위본’(立國以敎化僞本-교화로써 나라를 세울 것)은 백성을 교화한다는 개념을 뚜렷이 보여준다.

“오늘날의 선비가 참으로 나라를 위한 계책을 세우려고 한다면 반드시 먼저 백성을 위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진실로 백성을 위하려고 한다면 반드시 먼저 백성들로 하여금 나라를 위하는 마음을 갖게 해야 하며, 진실로 백성들로 하여금 나라를 위하는 마음을 갖게 하려면 반드시 먼저 그들을 교화시켜야 한다.”

백성들의 마음이 교화되어야 하는 이유는 오랫동안 속박과 수탈을 당하여 정신이 굳어지고 이기적이 되어서 사사로운 이익만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승만은 백성들의 상태가 “나무 인형과 풀 인형처럼 느낌이 없고 움직임이 없는데 그치지 않고 나아가 승냥이와 이리, 뱀과 전갈같이 그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해독이 더욱 심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진단한다.

그들의 마음은 기독교로만 새로워질 수 있다. 새로워지려면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 도우심으로 변화되어, 만물의 주관자요 심판자이신 하나님을 의식하며 살아야 한다.

“무릇 나라에 형법을 두는 것은 사람의 드러난 죄를 다스리기 위한 것이다. 어두움 속에 드러나지 않은 악행과 마음속에 숨어 있는 허물은 인간 세상의 형옥관(刑獄官)이 능히 다스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전지전능(全知全能)하신 성신(聖神)으로써 다스리는 법관을 삼고 지극히 어질고 지혜가 많은(至仁智詵) 교화로써 어둠을 비추는 법감(法鑑)을 삼아야 한다. 그리하여 백성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다스림은 천상(天上), 지하(地下), 수중(水中)의 만물만생(萬物萬生)과 모든 인간이 평생 행하는 바를 하나도 빠짐없이 정확하게 알고 밝게 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 그렇다면 마음이 생각한 바와 몸이 행하는 바로서 한 가지 선한 일이나 한 가지 악한 일이라도 벌을 피할 수 없으며 다른 세상에서 상을 받게 되기 때문에 감히 속이거나 남을 속일 수 없을 것이다. 그리하면 다시 자기를 미루어 남을 사랑하고 선을 행하기를 즐길 뿐 아니라 저절로 악을 행하기를 두려워할 것이며, 심지어 원수를 은혜로써 갚고 자신을 희생하여 세상을 위해 속죄할 것이다. 대개 이것은 그러한 사람의 소망이 일시에 부화(浮華)와 허영에 있지 않고 영세(永世)의 장생(長生)과 원복(圓福)에 있기 때문이다.”

위의 글은 이승만이 주장한 ‘교화’의 기독교적 성격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죄, 하나님의 통치와 심판, 내세의 형벌과 상급 등의 성서적인 개념들이 분명히 드러나 있다. 하나님은 다 보시고 다 아신다. 마지막에 보고 아시는 바대로 심판하신다. 그 하나님을 의식하면 바르게 살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하나님을 믿는 백성들에게서 바른 삶은 가능해진다.

이승만이 감옥에서 ‘기독교로 나라 세우기’에 몰두하는 동안, 감옥 밖에서는 나라가 무너지고 있었다. 조선의 정치와 경제는 일본에게 거의 완전하게 장악 당했다. 망국(亡國)으로 치닫는 속도는 점점 빨라졌다.

자연히 이승만의 고뇌도 깊어졌다. 어떻게 하면 나라를 다시 살릴 수 있을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면서 이승만은 ‘대한 교우들의 힘쓸 일’을 썼다. 1904년 8월 ‘신학월보’에 실린 이 논설은 옥중에서 쓴 마지막 글이었다.

“슬프다. 우리나라의 실날같은 혈맥은 다만 예수교회에 달렸거늘 우리 교우들은 이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혹 알고도 아직 힘이 자라지 못하야 그러한지… 바라건대 우리 교우들은 지뢰를 밟고 적진에 들어가는 저 군사들을 본받아 일심으로 나아가 적군을 하나씩이라도 항복받기로 힘쓸지라. 우리의 적군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다만 진리를 알지 못하고 방해하는 자며 우리 군기는 다른 것이 아니라 성경 한 가지 뿐이니, 성경의 이치를 전국에 전파하야 사람마다 지금 무슨 처지에 있으며 어찌하면 우리가 동포와 나라를 일체로 구제할 것이며 동포와 나라를 구제하려 하면 정치, 법률에 있지 아니하고 교화로써 사람의 마음을 풀어놓음에 있는 줄로 깨닫게 하여, 하나라도 돌아와 우리와 함께 일꾼이 될진대… 얼마 만에 모두 충군 애군하며 자주독립하는 동포가 될지니, 무슨 걱정이 있으며 무엇이 부족하리요. 어서 바삐 일들 하여 전국 사람이 하나도 모르는 자 없도록 힘쓰고 나갑시다.”

‘대한 교우들의 힘쓸 일’은 이승만의 행동가적 면모를 보여준다. 분명 기독교는 나라를 살릴 수 있는 새 물줄기다. 하지만 기독교인들이 새로운 물줄기를 백성들에게 부지런히 공급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따라서 이승만은 ‘지뢰를 밟고 적진에 들어가는’ 군병들처럼 분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기독교인이 폭탄에 몸이 조각나는 것을 각오하고 전진하는 결사대가 되어야 나라를 살릴 수 있다는 비장한 촉구이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망국(亡國)을, 그저 감옥에서 지켜보아야 하는 안타까운 마음과 어떻게든 나라를 살리고자 하는 애국(愛國)의 심정을 느끼게 하는 명논설이다.

이호 목사

<신안산대 겸임교수 • 거룩한 대한민국 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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