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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통령 이승만 장로 11- 감옥에서 더 빛난, 새 물줄기인 기독교로 나라세우기
[[제1495호]  2016년 3월  5일]

옥중 학교의 소문은 바깥으로 퍼져 나갔다. 소식을 들은 이들이 찾아와서 격려하기도 했고 기부금과 후원 물품을 놓고 가기도 했다. 죄수들을 면회하러 왔던 가족들도 깊은 감동을 받았다. 이승만은 감옥 학교를 개교한지 2년이 지난 1903년 3월에 이렇게 기록했다.

“전일에 가르치는 것을 불가(不可)하게 여기던 이들이 보고 탄복하여 극렬히 찬조하나니, 예수 말씀에 병든 자가 있어야 의원이 쓸 데 있느니라 하신 뜻을 깨달을지라. 아무리 약한 죄인이라도 밉게 여겨 물리칠 것이 아니라, 사랑하여 가르치면 스스로 감화되어 의원이 병자를 고친 것같이 효험이 드러날지니 이것이 나의 깨달은 바이오.”

위에서 보여지듯 이승만은 그냥 교육자가 아니라 기독교교육자였다. 그 시작은 한성 감옥이었다. 기독교 교육은 그의 평생 과업이 되었다. 감옥에서 깨달은 “병든 자에게라야 의원이 쓸 데 있다”는 말씀은 그의 일평생 자주 인용했던 말씀이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은 위대한 의사이신 예수께로 인도하는 기회가 된다. 병이 들어야 의원이 효험이 나타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감옥에서 깊이 체험된 말씀은 그의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그의 피가 되고 살이 되었다. 고난을 예수께로 가는 길로 해석한 기독교 신앙은 꺾어도 꺾이지 않는 불굴의 정신으로 나타났다.

필자가 이승만을 연구하면서 감동을 받는 것은, 그는 항상 긍정이었다. 나라가 망해도 백성들이 뿔뿔이 흩어져도 동지들이 변절해도 변함없이, 할 수 있다고 외쳤다. 병이 깊으면 오히려 더 간절히 예수님을 찾게 되니, 오히려 축복이라는 논리이다. 생지옥을 복당(福堂)으로 체험한 경험이 그의 일생을 통해서 거듭 반복되었다. 선교사들의 열성어린 노력으로 책은 점점 늘어갔다. 마침내 이승만은 523권의 책으로 도서관을 설치했다. 대부분의 책은 선교사들이 상해와 일본 등지에서 구입한 것들이었다. 전체 도서의 약 3분의 2가 기독교 관련 서적들이었다. 도서관의 수준에 대해서 유영익은 “기독교 및 청나라 말기의 제도 개혁에 관한 한, 궁중에 있던 왕립 도서관 집옥재에 비해 손색없는 알찬 도서관”이라고 평한다.

처음 십오일 동안 책을 본 사람이 268인이었다. 평민들이 제일 많이 본 책은 신약성서로 2년간 110회 대출되었다. 그 다음은 서울에서 출판된 ‘기독교 소식(Christian News)’이 70회, 한글입문서가 67회였다. 양반의 경우도 한문 성경이 54회로 제일 많았다. 한성 감옥이 기독교 선교의 요람이 된 것은 도서 대출 기록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흥미로운 점은 전체 죄수 가운데 극소수였던 양반들이 성서 대출에는 훨씬 열성적이었다는 것이다. 양반들을 제외한 전체 수감자의 대출 횟수가 110회인데 비해, 양반들은 54회였다. 이는 양반 출신 지식인들이 보다 열심히 성경공부에 주력했음을 보여준다.

감옥에서 쓴 기독교 입국론

이승만은 감옥에서 ‘제국신문’과 ‘신학월보’ 등에 수많은 논설을 남겼다. 그 외에도 노트에 여러 가지 형태의 자유로운 ‘잡기’를 썼다. 이것 역시 김영선을 비롯한 간수들의 특별한 호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당대의 문사(文士)가 감옥에서 쓴 글에, 감옥 밖의 수많은 독자들이 매료되었다. 그중에는 고종 황제의 아들을 낳았던 엄비(嚴妃)도 있었다.

정치범으로 투옥되어 기독교인이 되었던 그에게 정치와 종교의 관계는 당연히 관심사였다. 이정식은 이승만의 옥중 논설이 보여주는 주제를 ‘기독교로 나라 세우기의 논리’라고 표현했다. 기독교로 나라 세우기, 혹은 기독교 입국론(立國論)을 보여주는 논설로, 1903년 9월 ‘신학월보’에 실린 ‘두 가지 편벽됨’을 들 수 있다. 이승만은 이 글에서 ‘인간의 곤경은 하나님의 기회’라는 복음적인 신앙관을 보여준다.

“사람의 극히 어려운 지경은 곧 하나님이 감화시킬 기회라 하나니, 비교하건대 논고에 물이 마르고 뜨거워 고기가 살 수 없게 된 후에야 스스로 새 물길을 얻어 강과 바다를 찾아갈지라… 이 세상은 우리의 잠시 사는 논고물이라. 다소 태평안락한데 사는 사람들도 바다같이 영원히 마르지 않을 생수를 찾기에 게으르지 않컨대, 하물며 이 물이 마르고 흙탕 되는 도탄 중에 들어 어찌 새 물줄기를 찾지 아니하리요.”

이승만은 당시의 조선 상황을 “물이 마르고 흙탕 되는 도탄”이라고 표현했다. 고통스러운 시대 상황에 대한 적절한 비유이다. 마른 흙탕물에 사는 물고기가 살기 위해선 자연히 새로운 물을 찾아가야 한다. 새 물줄기가 바로 기독교라고 이승만은 단언한다.

“대한 사람의 새 물줄기는 예수교회라. 이 교회가 날로 흥왕함은 더 말할 것 없으려니와 아직까지도 저 불쌍한 사람들을 다 기회를 주어 우리와 같이 생활 샘으로 나오지 못하게 함은 실로 다 우리 신이 부족함이요 사랑이 부족함이라.”

혁명을 꿈꾸다가 감옥에 들어온 이승만은 새로운 혁명을 꿈꾼다. 그것은 예수교로 일어나는 혁명이다. 오백년 유교 국가였던 조선에 예수교라는 새로운 물줄기를 끌어들이는 혁명의 꿈이 죄수 이승만의 가슴에서 꿈틀거렸다.

“정치는 항상 교회 본의로서 딸려나는 고로 교회에서 감화한 사람이 많이 생길수록 정치의 근본이 스스로 바로 잡히나니, 이럼으로 교화로써 나라를 변혁하는 것이 제일 순편(順便)하고 순리된 바로다. 이것을 생각치 않고 다만 정치만 고치고자 하면 정치를 바로잡을 만한 사람도 없으려니와 설령 우연히 바로 잡는다 할지라도 썩은 백성 위에 맑은 정부가 어찌 일을 할 수 있으리오. 반드시 백성을 감화시켜 새 사람이 되게 한 후에야 정부가 스스로 맑아질지니 이 어찌 교회가 정부의 근원이 아니리요.”

이승만의 목소리는 마치 목사의 설교처럼 들린다. 교회에서 신앙으로 세워진 사람들을 길러내야, 제대로 된 나라가 설 수 있다. 썩은 백성위에 맑은 정부가 세워질 수는 없다. 따라서 나라가 새로워지면 백성이 새로워져야 한다. 백성을 새롭게 함은 교화(敎化)로써 가능하다.

이호 목사

<신안산대 겸임교수 • 거룩한 대한민국 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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