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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달라서 살 수 없다고
[[제1677호]  2020년 2월  15일]

찰떡궁합으로 딱딱 맞는 부부는 지구상에 없다. 달라서 살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부부는 영원히 모를 손님(eternal stranger)이라고 한다. 알다가도 모르겠다고 한다.

우리는 시시한 것, 지극히 사소한 일로 부부싸움을 한다. 남북통일과 인류평화를 위해서는 결코 싸워 본 일이 없다. 때때로 우리 부부는 냉·난방조절 문제로 부딪친다. 더운 여름에 차를 타면 나는 에어컨을 켜야 한다. 그런데 아내는 에어컨을 끄라고 성화다. 찬바람 나오는 구멍을 모조리 막아버린다. 아내는 찬바람이나 선풍이 바람은 질색이다. 그런데 나는 더위를 못 참아 식당가서도 일부러 찬바람 나오는 자리 앞에 앉는다.

잠자는 것도 다르다. 나는 깡촌 출신이라 일찍 일어나는 편이다. 소위 새벽형이요 종달새형이다. 그런데 내 아내는 서울 출신으로 늦게 일어나는 올빼미형이다. 신혼 초 그것 때문에 부딪히곤 했다. 밤이 깊었는데도 전혀 잘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때부터 일을 시작한다.

10시인데 자자. 빨리 자자.”

내가 조르면 아내는 먼저 자라고 한다. 한참 자야 할 시간인 밤 10시 그때, 눈동자가 반짝거리고 생기가 도는 여자가 내 아내다. 나는 밤 10시가 되면 눈동자가 반쯤 풀려 비몽사몽 제정신이 아니다. 또 나는 누웠다 하면 3분 내에 잠이 든다. 그런데 내 아내는 잠자리에 들어서도 만리장성 끝이 없다. 온갖 상념을 다 한다. 별별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옆에서 해댄다. 그러다가 잠들었어?”라며 겨우 잠든 나를 툭 친다. 그러니 야행성 아내랑 사는 나는 자는 것까지도 고달프고 힘들다.

결혼 전 내 아내는 나의 결단력과 과단성 등이 좋아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같이 살고 보니 그게 아니다. 어쩌다 말다툼이라도 하게 되면 나는 성깔대로 해대고 나는 끝하고 잠들어 버린다. 나는 성깔은 있으나 뒤끝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내 아내는 그때부터 시작이다. 끓이고 삭히고 혼자 끙끙 앓는다.

이 인간! 속 좋게 곯아 떨어져. 뭐 뒤끝이 없다고?”

자기중심적인 것이 갈등의 빌미가 된다. 뒤끝이 없다는 것은 뒤끝 없는 사람의 이야기일 뿐이다. 상대는 그 뒤끝 없는 것의 앙금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아내는 지금도 뒤끝 없는 사람이 가장 싫다고 한다.

서로 다른 것은 축복이다. 부부는 살을 맞대고 살아가면서도 생각과 감정을 달리한다. 사랑과 미움의 경계선을 오가며 서로 다른 정서와 감정을 나누며 살아간다. 다른 것은 개성이고 차이이다. 다르기 때문에 다양성을 누릴 수 있다. 이질적 만남은 축복이다. 그런데 그 다른 것 때문에 부딪히고 엉키기도 한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살아가려면 반드시 아픔이 있다.

사랑한다고 갈등이 없는 것도 아니고 갈등한다고 사랑이 없는 것도 아니다. 싸움과 갈등 그것은 결혼 생활에서 거쳐야 할 과정이다. 인간은 유사점을 바탕으로 친밀감을 느끼고 관계를 맺는다. 그러나 사회는 차이점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다. 부부도 마찬가지이다. 부부가 서로 달라서 힘들고 살 수 없다고찰떡궁합으로 알고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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