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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억울하게 경찰서에 갔을 때
[[제1664호]  2019년 11월  16일]

사람들이 가장 가기 싫어하는 곳을 뽑으라고 하면 대부분 치과나 병원을 말한다이가 썩어 치료해야 하는 사람으로 가득한 치과환자들이 아파서 신음하는 중환자실과 응급실이 있는 종합병원상여를 보관하는 창고 앞을 지날 때는 피하고 싶은 느낌이 든다

또 다른 가고 싶지 않은 장소는 경찰서이다그냥 주눅이 들기 때문이다나는 지금까지 억울한 일로 경찰서에 세 번이나 불려갔다. 1980년대 초 어느 날 저녁갑자기 서대문 경찰서로 오라는 통지서가 왔다깜짝 놀라기도 했고무엇 때문일까 궁금하여 그날 밤 한잠도 이룰 수가 없었다

경찰 계통에 지위가 높은 지인에게 부탁하여 담당 형사를 미리 만나 볼 수 있도록 주선하고 난생 처음 서대문 경찰서로 갔다그리고 도대체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경찰서에 오라는 통지서를 보냈는지 물었다형사는 책상을 열더니7~8페이지 분량의 파일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막상 그 내용을 살펴보니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내용은 이러했다어떤 사람이 사고로 부도를 낸 후 백수로 지내던 중 음악에 소질이 있는 시각장애인들을 모아 중창단을 만들었고교회와 단체를 다니며 노래하고 받은 사례금으로 생활을 하고 있었다그런데 그 중창단을 이끄는 윤ㅇㅇ라는 사람이 자기네 중창단을 불러달라고 홍보를 할 때마다 각 단체나 교회에서김선태 목사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 “김선태 목사에게 허락을 받아와라” “김선태 목사가 아니면 당신네 중창단을 받을 수 없다는 말들을 들었던 것이다.

그러한 말들로 인해 윤 씨는 나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게 되었고어떻게 해서든 나를 괴롭힐 구실들을 찾고 있던 중이었다

그러던 중 모 회사의 회장이 아름다운 뜻을 가지고 개안수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몇몇 실업인들의 도움을 받아 얼마의 기금을 마련하였고그것으로 실로암안과병원을 세울 계획을 하게 되었다마련된 기금에 대해 나는 전혀 알지 못했다돈은 나와 무관하게 마련된 것이었기 때문에누가 얼마의 기금을 냈는지도 알지 못했다당시 최 모 장로와 ㅇㅇ은행 지점장으로 있었던 이 모 집사가 그 돈을 관리했을 뿐이었다

그 후에 최 모 장로 소유의 땅900평을 실로암안과병원을 세우기 위한 터로 샀다는 것그리고 그의 대지를 팔아 다시 매각하여 결국 자그마한 터만 남겨 놓았다는 것 외에는 알 수가 없었다그런데 그 소식을 들은 윤 모 씨는 이것을 기회 삼아 자신의 중창단 단원을 시켜서김선태 목사가15억을 착복했다고 경찰서에 고발하게 했던 것이다

너무도 억울한 사안이었다만약 내가 성직자가 아니었다면 명예훼손죄 등 어떤 방법으로든 고발하고 싶은 마음이었다그러나 도리어 윤 모씨에게 이용당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단원이 아주 안타깝고 불쌍하게 여겨졌다

나는 형사에게이 기금은 실로암안과병원을 세우기 위해서 모금한 돈이며또한15억도 되지 않을뿐더러그 돈을 관리하는 사람이 따로 있고 나는 그 돈을 보지도 못했다고 사실대로 말했다

그러자 형사는 대질 심문을 하도록 했고고소인인 시각장애인을 불러 조사하니 내 말대로 아무런 근거도 없는 것임이 밝혀졌다형사가 그에게왜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이런 일을 했느냐?”라고 물으니 그는윤 모 씨란 사람이 김선태 목사 때문에 우리 중창단이 잘 안되어 김 목사를 제거해야만 우리가 생존할 수 있다고 해서 그랬다는 대답을 했다형사는 나에게이 사람을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나는 그 자리에서는 대답할 수 없었다며칠 후에 신중하게 생각하여 처리하겠다고 대답했다나는 기도하며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라는 예수님의 사랑의 뜻을 받들어 분을 참고 넘겼다그리고 경찰서에 가서 용서해 주라는 조서를 쓰고 도장을 찍어 주었다

좋아할 수 없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었지만용서와 사랑은 오히려 그것을 베푼 사람에게 축복과 기쁨을 준다는 것을 이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시각장애인을 이용해서 국내외를 다니며 모금을 하며 살던 윤 씨는 미국 어딘가에 집을 사 놓고 화려하게 산다는 소식을 들었다안타깝게도 그를 따라다니며 노래하던 사람 중에는 지금도 어렵게 사는 형제들이 있다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끼니도 제대로 못 챙겨 먹을 때이들을 이용하여 자신만 호화롭게 사는 악한 사람이 우리 사회에 적지 않게 있다우리나라에도 시각장애인들의 아픔과 고통을 이해해 주며그들을 위하는 선하고 양심적인 정서가 많아지기를 바란다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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