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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 달인과 장인
[[제1659호]  2019년 10월  5일]


어떤 직업에 전념하거나 한 가지 기술을 전공하여 그 일에 정통한 사람을 장인이라고 한다. 어느 특정한 물건을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고 그 분야 최고 경지에 이른 고수들이다. 그 분야에 전문인이요 최고 경지에 이른 달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장인과 달인은 엄연히 다르다. 달인은 어느 특정 분야에 숙달된 뛰어난 기능인이다. 그러나 장인은 마음과 정성과 혼을 불어 넣고 자기의 업을 예술적 경지까지 끌어올린 최고의 고수들이다. 이 두 단어에 혼이나 정신이라는 말을 붙여 보면 그 차이가 분명해진다.

장인정신이나 장인의 혼이라는 말은 있어도 달인 정신이나 달인의 혼이라는 말은 없다. 어떤 분야에 오래 종사하다 보면 누구나 그 부분에 달인이 된다. 생활의 달인들을 보면 오직 한 가지 일에 목을 걸고 사는 사람들이다. 한우물만 파다가 진기명기 쇼에 가까울 정도의 장인이 되고 명인이 되기도 한다.

참 희한한 장인들도 있다. 커피장인, 목장, 석장, 조각장 등 건축 관련 장인. 자동차 수리장인, 한복장인, 요리장인, 양복장인, 유기그릇장인, 주물장인, 국세장인, 약초장인, 청소장인, 보일러장인, 판매장인 등 많기도 하다. 심지어 키스장인까지 있다.

우리 집에는 장인도 있고 달인도 있다. 내 아내는 즉석 밥 해내는 데는 이골이 났다. 자기 혼자 먹을 땐 달랑 김치깍두기 뿐이다. 그런데 나랑 같이 식사를 하게 되면 어디서 나오는지 맛있는 음식 몇 가지가 쉽게 뚝딱 나온다. 신랑 밥 먹이고 즉석 밥 차리는데 아내는 달인이다.

나는 정리정돈을 잘못해서 애를 먹는다. 나는 흩뜨려 놓는 데는 달인이다 아무렇게나 흩뜨려 놓는 데는 은사가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아내의 꾸중과 잔소리에서 벗어날 수 가 없다. 때로 나는 말한다. 신랑이 없게 되면 어질러 놓을 일도 없을 거요. 그러니 남편 없이 정리 정돈되고 깨끗한 적막강산으로 지내는 것보다는 웬수같은 영감이 있는 게 낫지. “소가 없으면 구유가 깨끗하거니와 소의 힘으로 얻는 것이 많으니라.”

내 아내는 교도소에서 가르치고 교화시키는 봉사를 오랫동안 해왔다. 무려 36년간이나 헌신을 했다. 36년 동안이나 교도소를 들락거린 최장기수이기도 하다. 그것이 일상이 되니 재소자들을 다루고 가르치고 교화시키는 일에도 달인이 되었다.

그런데 특히 집에서도 아내는 달인이다. 한 가지 잔소리 해대는 일에 이골이 난 사람이다. 바로 잔소리달인이요 대가다. 나는 오늘도 아내의 말씀을 들어야한다. 그 잔소리를 들을 수 있기에 밥도 먹을 수 있고 외롭지 않게 장수시대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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