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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7호]  2019년 9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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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사랑의 집을 지어요”
[[제1637호]  2019년 4월  13일]

1993년 여름, 한 미국인 부부의 방문은 내 삶에 큰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우린 닥터 정을 잘 알고 있어요. 지금 우리가 벌이는 사업은 정말 대단한 것이오. 정 박사가 이 일에 동참하길 바랍니다.”

참 당당한 사람들이었다. 자신들이 하는 일을 스스로 대단하다고 자부할 수 있다면 그것은 결코 가볍게 보아 넘길 수 없다. 이 부부는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우리가 지금 하는 일은 결코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시는 일입니다. 다만 우리는 그 도구로 쓰임 받고 있을 뿐이지요.”

나는 점점 그 일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그 대단한 일이 무엇입니까?”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해 사랑의 집을 지어주는 것입니다.“

집을 지어 준다고요?

나는 약간 실망했다. 그것은 현실을 너무 모르고 하는 말이었다. 한국에 주택난이 얼마나 심각한데 집을 거저 지어준단 말인가. 그들은 한국의 현실을 모르고 있었다.

우린 한국의 현실을 잘 압니다. 한국은 집이 (home)’의 개념이 아니라 하우스(House)’의 개념이라는 것도 알아요. 즉 주택이 부동산 투기의 수단으로 치부되고 있단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일이 더욱 필요한 것입니다.”

그는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설득했다. 이 부부의 이름은 밀러드 풀러와 린다 풀러였다. 1976년부터 전 세계에 다니며 10만 채의 집을 지어준 해비타트 운동(Habitat, 사랑의 집짓기운동)의 창시자였다. 밀러드 풀러는 이 일을 시작한 배경을 설명해 주었다.

그의 간증은 큰 감동을 주었다. 그러나 선뜻 확답을 할 수는 없었다. 한국의 실정은 엄연히 그곳과는 달랐다.

글쎄, 한 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솔직히 나는 이 일을 신통찮게 여겼다. 그러나 미국의 전 대통령 지미 카터가 행동하는 신앙을 외치며 사랑의 집을 짓고 있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 그것은 이른바 망치의 신학이었다. 망치는 파괴의 상징적 도구이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희망의 상징이다. 목수였던 예수님은 망치를 사역의 도구로 사용했으며 그것은 사랑의 한 표현이었다. 그러나 망치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는 저주의 도구로도 사용됐다.

밀러드 풀러를 만난 후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이 만남을 그리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날 밤 아내에게 밀러드 풀러를 만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런데 아내의 반응은 의외였다.

그 일은 당신이 꼭 해야 합니다. 당신은 집 없는 사람들의 설움을 몰라요. 밥은 굶어도 집은 갖고 싶은 것이 한국 사람들의 마음입니다. 사랑의 집짓기를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고요? 우리 교인들 중에 집 없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 줄 아세요? 저는 심방을 다니면서 그들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안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이에요. 거절하지 마세요.”

아내의 태도는 의외로 단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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