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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지하철에서 배우는 것들
[[제1636호]  2019년 4월  6일]


나는1974815일에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여러 가지 역사적인 사건 가운데 가장 획기적인 일로 지하철의 개통을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그날 청량리역에서 서울역까지의7.8Km의 길을18분에 달림으로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믿기 때문이다.이제는 사람들이 우리 국토의 절반을 이 지하철의 힘으로 이동하여 사회생활을 영위하기에 이 지하철의 역할은 지대해졌다.

여러 가지 시대착오적인 문제점이 노출되기는 했지만 다행히도 발전을 이루면서 이제는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훌륭한 지하철로 거듭나고 있다지하철 내부는 깨끗하고 운행시간이 정확하면서 빠르고,서민이 이용하기에 저렴하고 편리하며 치안도 잘 유지되기 때문이다게다가 모든 역사에 있는 공중변소는 그 청결함이 세계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기에 많은 나라의 연구 대상이 되기도 한다그러나 아직도 이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의식이 너무 이기적이어서 때로는 많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많다.사실 스마트폰이 나오지 않던 시절에 친구들과의 소란한 대화가 조용해야 할 공간을 시끄럽게 했다면 이제는 모두가 손에 쥐고 있는 전화기를 들여다보느라고 조용한 것은 고마운데때로는 사람들이 많은 복잡한  차 안에서 이를 보기 위해 옆에 있는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도 많으며또한 상당히 두툼한 백팩(Pack Pack)을 메고 몸을 함부로 움직여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동들이 있다게다가 전철을 타고 내릴 때에도 이 전화기에서 눈을 떼지 않기에 복잡한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낄 때가 많은데 이런 문제를 일일이 지적하기에는 나의 힘이 부친다는 느낌이다차라리 이를 새로운 생활 패턴이라고 이해하고 용납하는 것이 오히려 현실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노인의 지혜라고 여기면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곤 한다.

모든 전철에는4개의 문이 있으며1번과4번 문에 연결되는3석의 좌석은 경로석이라고 표시되어 있어 젊은이들은 설령 자리가 비어도 노인을 위해 비워 두는 일이 이제는 정착된 관습이 되었다사실 예전엔는 이 자리에 임산부도 함께 이용하자는 취지로 선정되었지만 때로는 겉으로 표시나지 않는 임산부들과 노인들과의 오해에서 빚어지는 마찰이 생기면서 새로 제작되는 전철에는 중간에 임산부를 위한 자리가 생겼지만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이를 무시하는 관계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이 또한 얼마간의 기간이 지나야 경로석같이 제 구실을 할 것이라 생각하며 기다리기로 했다사실 이런 모든 것이 어렸을 때부터 남을 생각하고 공동의 생활에서 조금만 양보하면 해결될 수 있는 기본적인 예의이며 공중도덕이란 것을 교육하면 넉넉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여겨 이에 대한 교육의 부재가 아쉬울 뿐이다.

그러면서도 내가 전철에 대해 갖는 고마움은 너무도 많다친구들 간에 흔히 하는 농담으로지공거사(지하철을 공짜로 이용하는 노인)’로서 경제적인 혜택도 많이 받지만 전철을 이용하여 대외 활동을 많이 함으로 건강도 증진하고신문이나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도 지니고 특히 때로는 멍하니 무엇인가를 주시하는멍 때리기’라는 정신 요법을 실천하는 기회를 갖기도 한다전철 안에서 비도덕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서 그를 반면교사로 삼아 내 몸가짐을 돌아보는 것도 늘그막에 생긴 새로운 버릇이 되었는데 이 또한 남에게 비웃음을 받지 않을 방편이 될 것이다.


백형설 장로<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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