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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장관직에서 물러나다 ①
[[제6332호]  2019년 3월  2일]


     199011, 내겐 뜻하지 않은 먹구름이 찾아들고 있었다. 과학기술처 산하기관인 원자력연구소가 담당하고 있는 핵폐기물 사업에 관한 추측 기사가 언론에 보도되자 안면도 주민들의 핵폐기물시설 설치반대 시위가 일어나기 시작했던 것이다.

에너지가 부족한 우리나라는 70년대부터 원자력 발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왔다. 원자력 발전에는 다량의 방사능 물질 사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보장되도록 모든 첨단기술을 동원한 기술장치를 갖추어야 한다.

또한 핵폐기물을 아주 조심스럽게 다루어서 미량의 방사능 물질이라도 생태계에 들어오지 않도록 조치하여야 하는 것이다. 다행히 원자력 발전을 개발하면서 안전장치의 기술도 확보하였고, 방사능에 관한 과학기술 지식도 충분히 파악되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핵 물질의 안전 취급에는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핵폐기물 영구 처분장을 안면도에 건설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주민들은 강력한 반대시위를 전개하였다. 몇몇 주민대표들과 지역의 정치인이 장관실을 찾아왔을 때 나는 친절하게 자세한 현황과 그들이 궁금하게 생각했던 점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을 해주었다. 진실한 대화로 풀리지 않을 일이 없는 것 같았다. 차근차근 설명해나가자 주민대표들의 얼굴에서는 불안감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다른 주민들에게 잘 설명을 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돌아갔다.

그러나 언론에서 안면도 문제를 확대 보도하기 시작하면서 주민대표들은 격렬 데모 대원들에 의하여 격리되었고, 집단시위는 격화되어 경찰지서가 불타고 주민과 경찰 수십 명이 부상당하는 사태로 치닫고 있었다.

아내와 나는 조용히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한 사람이라도 생명을 잃지 않게 도와주소서. 제가 신앙생활을 하는 장로인데 이 사건으로 생명을 잃는 일이 생기면 어떡합니까. 도와주시옵고 제게 지혜를 주옵소서.”

핵폐기물 영구처분장에 관한 확정적인 설치계획은 없었으며, 단지 서해과학연구단지 조성을 충청남도와 협의 구상 중에 있었으나 주민들의 오해가 풀리지 않는 한 어떠한 신규 시설도 추진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백지화 발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폭력 시위는 계속되고 있었다. 설득으로 문제가 해결될 일리 아니었다.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1:1)

 

내게는 장관직이 오만한 자리가 아니겠느냐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가 장관직에서 물러남으로써 성난 군중을 진정시킬 수 있다면 주님께서 기뻐하실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날이 밝으면 국무총리를 뵙고 사표를 제출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국가에 봉사한다고 국무위원직을 받았던 나로서 국무위원직을 사임함으로써 국가에 봉사할 수 있다면 얼마나 감사한 일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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