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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세 번째 책을 냈다
[[제1616호]  2018년 10월  27일]


얼마 전에 또 한 권의 책을 냈다. 30년 전인 1989년에 첫 번째인옹달샘’을 출간했다. 지금 생각하면 무모한 행동 같았지만무식한 사람이 용감하다’고 저질러버린 무용담이었다. 당시에 내가 살던 LA에 생긴 라디오 방송국에서 매일 5분짜리 생활 만평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선뜻 응해버렸다. 이민생활에서 겪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나 개선 방향들을 찾아 이야기하는 일은 생각처럼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약속한 6개월이 지나갈 때 한 주간지에서 매주 한 편씩의 칼럼을 써 달라는 요청이 와서 이를 덜컥 수락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사실 글을 쓰는 공부도 훈련도 해보지 못한 나는 「내가 쓰는 문장이란, 글 쓰는 사람의 지혜와 진실이 담겨져야 하며, 이것이 그대로 현명한 독자에게 편안하게 전달되어야  한다」라는 좌우명만을 생각하고 글을 썼다. 그리고 이 일이 다 끝났을 때 이를 묶어서 이미 소개한 책을 냈다.

 그 후 오랜 투병 끝에 돌아가신 아버지 영결식장에서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정리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는 마음으로  품은 생각뿐 실행으로 옮기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2007년에 항상 마음속으로 흠모하던 아버지를 기리는 책아버지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발간하여 그 숙제를 풀었다.

 금년이 시작되면서 항상 그랬던 것처럼 올해에는 좀 더 보람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했다. 특히 금년은 결혼 50주년을 기념하는 금혼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이기도 했다. 무언가 이를 기념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면서 이를 정리해 일기장 형태의 회고록을 만드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 여겨졌다. 먼저 나의 과거를 회상하면서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여겼다. 또한 이를 글로 책으로 만들어 나를 아는 주위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도 의미 있는 일이라 여겨졌다. 사실 나의 가족들에게 나의 일생을 소개하는 일도 그리 무의미한 것은 아니라 여겨지기도 했다. 물론 자신의 일생에 이룬 업적을 책으로 내어 남에게 귀감이 되고 또한 흠모를 받는 많은 훌륭한 사람들의 자서전을 생각하면 일순 부끄러운 것도 사실이다. 또한 이를 책으로 냈을 때무엇 그리 대단하게 훌륭하지도 못한데 책은 무슨 책?’ 하며 비웃을 수도 있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면 감히 용기를 내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보통 사람의 삶을 살면서 고생도 했지만 열심히 살면서 이 나이가 되도록 보람 있게 살았노라고 이웃 사람들에게 이야기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은 많은 사람으로부터 격려를 받았을 때 잘했다고 안심할 수 있었고, 자기도 용기를 내어 회고록을 쓰겠다고 말하는 친구에게서는 보람마저 느끼게 되었다. 나이가 들어 무엇이든 새롭게 시작하기를 어려워하는 친구에게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바로 시작할 때’라는 사실을 주지시키고 확신을 시킬 때에는잘 하였네’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자신의 일생을 정리해서 만드는 회고록도 좋지만, 사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무기력하게 매일을 낭비만 할 것이 아니라 무언가 자신에 적합한 새로운 일을 찾아 도전하는 정신이 필요한 때다. 이는 우리가 잘 아는 대로 수명이 많이 늘어나기에 단순히 나이가 들어 늙었다고 포기하고 살기에는 너무 무책임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나는 이제 또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고 한다. 비록 그것이 어떤 일인지  불확실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사명인 것이다.

백형설 장로<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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