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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독서의 계절이 왔는데
[[제1615호]  2018년 10월  20일]


흔히 10월은 상달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햇곡식을 신에게 드리기에 가장 좋은 달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게다가 가을 날씨는 더할 나위 없이 상쾌해서 정말 지내기에 좋았다. 가을은 흔히 남자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예로부터 천고마비(天高馬肥)라 하며 독서의 계절이라 칭했다.

그런데 인터넷의 발달로 종이 산업이 주춤하면서 책을 읽는 독서 인구가 많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지하철을 타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가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간혹은 책에 있음직한 내용을 읽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별로 권장하고 싶지 않는 내용을 읽거나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이제는 대부분의 교회가 커다란 스크린을 걸고 찬송가나 성경을 비추어 주고 설교를 돕는 주석을 보여주는 형편이 되었다. 게다가 젊은이 못지않게 나이가 든 사람들도 스마트폰에 성경과 찬송을 입력해서 이를 이용하는 풍경이 자연스러워졌다.

아직도 아날로그 세대인 나는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이 컴퓨터를 통한 지식의 흡수보다 흐뭇하게 여겨진다. 그러나 아쉽게 책방도 기업화되어 몇몇의 대형 서점의 기세에 동네 서점은 문을 닫아가는 형편이고 독서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자주 책방에 들렀었다. 사람들과 만나는 약속 시간 전에 출발해 책방에 들러 책 냄새도 맡고 책들을 훑어보곤 하면서 책을 구입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몇 권의 책을 사들고 나오면서는나도 꽤나 지성인’이라고 흐뭇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무슨 전문 서적도 아니고 가벼운 책이 읽기에 더욱 편해 매번 책을 구입하기보다는 동네에 있는 도서관을 이용해 독서하는 일이 생활의 한 부분이 되었다. 도서관에서는 한 번에 5권까지 2주간 동안 빌려주는데 이 기간에 모두 보아야 하기에 이는 책을 제대로 열심히 읽는 습관을 길러주는 훈련도 함께 받는 기분이었다.

반세기 전에 미국 대통령이었던 케네디의 어머니였던 로즈 여사는 자식 교육을 제대로 시킨 여성으로 존경을 받았는데 그의 교육 중에는 지도자가 될 사람은 타자치는 법을 배우지 않고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타자를 치는 단순 노동은 비서에게 시키고 더욱 중요한 임무에 시간과 정력을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또한 책을 많이 읽기 위해서 책을 한 줄 한 줄 정독할 것이 아니라 한 페이지를 사선으로 읽으면서 중요한 단어가 나오면 그 부분은 다시 정독하는 독서법을 강조했기에 나는 이를케네디 독서법’이라 칭하고 이를 따라 하기도 했다. 이는 예전부터 남아수독 오거서(男兒須讀 五車書)라고 무릇 남자는 다섯 수레에 실을 만한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을 따르려는 의도이기도 하였다.

공부하는 자녀에게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교육은 항상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이는열심히 공부하라’는 말보다 몇 배의 효과가 있다고 여겨진다. 우리가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스승이 있어야 하고 가까운 친구가 있어야 하며,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여기에서 독서는 내가 하려고만 하면 언제나 할 수 있는 수단이다. 조금만 눈을 뜨고 살펴보면 우리 주위에는 이렇게 독서할 수 있는 훌륭한 도서관이 너무도 많다. 비록 책을 사지 않아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즐비하다. 더욱 풍성한 나 자신을 가꾸기 위해서라도 항상 독서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늙어가면서 걱정되는 치매 예방을 위해서라도 매일 책을 읽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독서의 계절이다.

백형설 장로<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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