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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영어로 한 첫 대표기도
[[제1613호]  2018년 10월  6일]

19859, 출석하고 있던 종로성결교회(현 삼성제일교회)에서 장로장립을 받았다. 나는 처음엔 장로장립을 완강히 거절했다.

목사님, 저는 신앙연륜이 짧습니다. 제 스스로 생각하기에 도저히 자신이 없어요. 기도 많이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다음 기회로 연기해 주십시오.”

다음 기회, 다음 기회. 이 말을 하면서 가슴에 덜컥 걸리는 게 있었다. 바로 김재익 박사 때문이었다. 아웅산 폭발사건으로 비명에 간 그에게 끝내 복음을 전하지 못한 일이 생각났던 것이다.

좀 더 큰일을 하기 위해 장립을 받아야 합니다. 교인들이 모두 원하고 있어요. 하나님께서도 기뻐하실 것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하라는 뜻에서 장립을 권유하는 것입니다.”

더 이상 목사님의 뜻을 거절할 수 없었다.

그럼 그렇게 하시지요. 목사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우리 부부에게 있어서 신앙생활은 최대의 기쁨이었다. 특히 믿음 좋은 신앙인들과의 교제는 더욱 즐거웠다.

19832, 미국에서 있었던 대통령 초청 연례조찬기도회는 잊을 수가 없다. 그 모임에는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을 비롯해서 미국의 주요 인사들이 모두 참석했다.

나도 딘 오버먼 변호사의 초청으로 자리를 함께 하게 되었다. 다수의 한국 국회의원들도 초청되었다. 한국 측은 나석호 장로가 중심이 되어 있었다.

조찬기도회 전날 열린 아세아지역 만찬 때 나라별로 리더가 참석자를 한 사람씩 소개하는 순서가 있었다. 나석호 장로와 한국대표단은 우리 부부가 참석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왜냐하면 우리는 국회의원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경제인은 더더욱 아니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조찬 후에는 리더십 세미나가 열렸다. 아침에는 3천여 명, 점심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15백여 명의 인사들이 모이는 중요한 자리였다.

빌리 엠스트롱 상원의원이 사회를 맡았고, 설교는 영국에서 온 존 스토트 목사, 기도는 내가 맡았다. 이렇게 세 쌍의 부부가 단상에 나란히 앉게 되었다.

나는 대중 앞에서 영어로 기도를 해본 적이 없었다. 두려운 마음으로 인해 가슴이 두근거렸다. 불안하고 답답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하나님, 시키시는 대로 하겠사오니 평안한 마음을 주십시오. 제가 한 일은 여행 중에 성경을 읽은 것뿐입니다. 하나님의 일이니까 하나님께서 마음대로 하시옵소서.’

조용히 묵상기도를 하고 났더니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것이었다. 기도는 이런 놀라운 힘이 있었다. 기도하기 위해서 기도한다는 것, 이것이 바로 신앙생활이었다.

사회자가 한국에서 온 과학자라고 소개를 했다. 아내는 기도를 마치고 자리에 앉은 내게 속삭였다. “여보, 당신이 그렇게 영어를 잘하는 줄 미처 몰랐어요. 아주 훌륭한 기도였어요. 얼마나 은혜로웠는지 몰라요.”

기분이 아주 좋았다. 은혜로웠다는 말이 더욱 기분 좋았다. 아내는 항상 내 신앙의 길잡이가 되어주었고, 혹시 나의 선택이 잘못되었을 경우에는 분명하게 충고를 해주곤 했다. 특히 신앙에 관한 문제는 두말 할 필요도 없었다.

대표기도를 마친 후 한국에서 온 국회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이런 모임을 통해 교제의 폭을 넓히며 깊은 은혜를 체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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