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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사람들과 식사하는 요령
[[제1612호]  2018년 9월  22일]


예로부터 식사는 가족을 비롯해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것이 보편화 되었지만, 이제는 혼밥(혼자 먹는 밥)도 그리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었다. 그래도 같이 밥을 먹는 식구(食口)라는 말이 있듯이 함께 어울리고 일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는 당연하게 밥을 먹음으로 유대관계가 더욱 돈독해 진다.

예전에 사업을 하던 시절에는 사람을 만나 협상을 하는 일이 내 업무였고, 따라서 거래선과 식사하는 일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따라서 사람들과 식사 약속을 잡는 일이 내 업무에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이를 원만하게 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열심히 연구를 하기도 했다. 그 결과 식사 약속의 제안은 최소한 1주일 전으로 잡았다. 그리고 날짜와 장소를 상대방 위주로 정하는데, 대부분은우리 사무실로 오시기가 불편할건데요” 하면서도 내 제안을 무척 호의로 받아들이곤 하는 경험을 했다. 당연히 식사 분위기도 좋아 상담도 성공적으로 진행이 되고, 때로는우리 동네에 오셨으니 식사는 당연히 제가 대접해야지요” 하는 경우도 많이 경험했다.

사업적으로 성공한 친구가 한 명 있었다. 돈은 많이 벌었지만 상대하는 사람들도 모두 사업에 관계되는 사람들이어서 대화가 삭막하고, 또한 언제나 시간에 쫓기는 처지여서 항상 몸과 마음이 지쳐있었다. 그러자 그 친구가 나에게 하나의 제안을 했다. 날짜를 정해 한 달에 한 번은 자신과 식사를 하자는 내용이었다. 한 번에 두 시간 정도 걸리는 식사를 함께 하는데 정치나, 사업에 관한 이야기는 빼고, 지극히 인간적이고 편안한 이야기만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자는 제안이었다. 나는 이를 쾌히 승낙했고 그와의 점심 대담을 시작했다. 특별하게 무슨 이론이나 유머를 준비할 필요도 없었으니, 그는 비록 사업에는 귀재였지만, 내가 일상에서 아는 상식에 대해서는 정말 문외한이었기에, 귀를 기울여 편안하게 대화했다.

나이가 들어 사회생활에 제약이 생기면서 원하지 않은 혼밥을 먹는 경우가 많아진다. 이를 피하기 위해 동창회를 통한 동아리 모임에 열심을 낸다. 기호가 비슷한 친구들끼리 모여 바둑, 등산, 당구 등을 즐기면서 함께 우정을 나누는 경우도 있고, 지역적으로 모이거나, 무슨 특별한 이념이 없이 단지 동창이라는 공통분모만을 통해 모이는 모임들이 많다. 일반적으로 시간과 장소는 정해져 있고 대부분은 실비의 회비로 운영되기에 그리 큰 부담이 없는 장점이 있다. 그러다가 무슨 계기가 생겨 4명이나 6명 정도의 친구가 한 번 모여 저녁이나 하자는 의견이 나오면 내가 이를 추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이렇게 적은 수의 사람이 모이는 단체의 저녁 회식을 추진하는 일도 만만치는 않다. 원하는 식당을 찾는 일은 그리 큰 문제는 아니지만 함께 모일 수 있는 날을 정하는 일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다행히 그동안의 경험으로 이제는 어느 정도 요령이 생겼다. 우선 1주일 전에 가장 까다로운 친구에게 이틀의 가능한 날을 받아서 이를 다른 친구들과 협의하는데 나이 탓인지 전화 연결이 그리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기에 전화와 문자를 동시에 활용하면서 꾸준한 인내가 필요한데 여기서 강조할 점은 결코 연락이 안 된다고 짜증을 내지 말아야 한다. 친구들과의 화목을 목적으로 하는 일에서 짜증을 낸다는 것은 이를 도모하지 않는 것만도 못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건강을 위해 식사하는 일이 중요하지만, 윤택한 일상을 위해서는 남과 식사하는 만남이 중요함을 알아야 할 것이다.  

백형설 장로<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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