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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9호]  2018년 1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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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말술(斗酒)<1>
[[제1608호]  2018년 9월  1일]

1965 8, 한지민 소위가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에서 소대장을 때였다. 23세의 젊은 청년 장교 한지민 소위는 서울 명문대학교 K대학 영문과 출신 학군 장교다. 학군 장교에게 육사나 갑종 출신과 다른 점은 낭만 같은 인간적 색채가 많다는 것이다. 원칙보단 때론 원칙을 뛰어넘는 포용의 감성주의 말이다. 한지민 역시 대학 1학년 학우들과 대폿집에서 인생을 논하고 셰익스피어의 문학을 설파하는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다. 하지만 군인은 단순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감성보단 이성으로 대처해야 맡은 임무를 훌륭히 수행할 있다. 군인이 감정이 복잡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소위! 주번 근무 하라구. 대대장한테 찍히는 날엔 끝장이야, 알겠나?

중대장 홍순덕 중위는 못내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초임 소대장 한지민에게 당부하고 퇴근했다.

홍순덕 중위. 대구 출생. 사람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데 항상 술이 문제였다. 동기생들은 모두 대위인데 홍순덕만 아직까지 중위다. 연대 전체에서 최고참 중위다. 내년 3월이면 계급 정년으로 예편할 위인이다. 그럼에도 창피해 하지도 않고 언제나 기죽지 않고 당당하다.

한지민이 소대장으로 부임해서 처음으로 주번사관 완장을 팔에 차고 근무 서는 날이었다. 원칙대로 중대장실에 정위치 했다. 점심시간에 학군 선배가 귀띔해주던 말이 생각났다. 대대장 성질이 개좆 같으니 야간 주번 근무 조심하라는 . 특히 초임 장교들이 오면 본보기로 군기를 초장에 잡을 터이니 시험에 절대 걸려들지 말고 조심하라고 귀띔을 해주던 말들을 떠올리고 있었다. 걸려드는 날엔 옛적 복서였던 개좆한테 정말 개좆처럼 터진다 말까지 덧붙였다. 그래서 장교들 간에는 대대장 별명이개좆으로 되어 있었다.

병사들의 일석점호가 끝난 한참 되었으니 지금쯤 모두 달콤한 꿈나라에 있으리라. 이따금씩 -찌찌 매미 우는 소리가 들리는 적막 밤이었다.

소대장님! 의자에서 잠시 눈을 붙이십시오. 밤이 깁니다.

조삼섭 주번 하사가 자기 소대장을 위해 잠시 휴식을 권면해 본다. 하사는 한지민 소대향도직에 있는 자이다.

하사!

?

하사가 소대장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소위는 씨익 입가에 미소를 보이며 장난기 있는 표정을 지었다.

대대장 말이야, 성질이 개좆이래.

벌써 들으셨군요. 왕년에 복싱 선수였답니다. 챔피언도 했대유. 하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복싱 폼으로 말했다.

야근 근무지를 이탈하고 개판치는 장교들만 잡아 낸대유. 걸려들면 코너에 몰아넣고 반쯤 죽인대유. 그래서 별명이 가지래유. 자만 갖다 붙이면 말이 되는 아는 충청도 청년. 한지민이 하사를 힐끗 쳐다보았다.

하나는 까만 장갑, 둘은 장교 킬러.

하사는 손가락을 차례대로 하나씩 꼽고 있었다.

소위는 하사가 한참 뜸을 들이니 궁금하다는 셋은 뭔데?라고 물었다.

셋은 개좆이래유.

하사는 소대장 앞에서 쌍소릴 하는 것이 민망스러운지 얼굴이 벌게졌다.

대대장이 장교를 , 까만 가죽 장갑을 끼고 때린다 해서 별명이까만 장갑이래유.

하사는 묻지도 않은 대목까지 신명나서 설명해 준다. 말투엔당신도 예외가 아니니 조심하라 의미가 묻어났다.

그때 찌르릉 벨이 울렸다.

주번사관 한지민 소위입니다.

한지민은 빠른 동작으로 수화기를 들고 관등성명을 댔다.

이봐! 나야, ! 중대장이다.

충성! 알고 있습니다. 어쩐 일이십니까?

후문 쪽으로 나온나! 지금.

중대장은 벌써 술이 거나해 그러지 않아도 발음이 어눌한데 더욱 불분명하다.

아시다시피 지금 근무 중인데 어떻게 나갈 있습니까?

중대장은 답답하다는 , 짜증스럽게 말한다.

이봐! 중대장이 나온나 하믄, 얼른 나올 것이지 잔말이 그리 많노? 완장은 주번하사한테 맡기고. 책임은 내가 질끼다. 걱정 말고~ 게다가 대대 주번사령 대위는 동기생이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소위는 중대장 말을 믿고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

채수정

<채학철 장로>

•() 한생명살리기운동 본부     

  본부장·상임이사

전농주사랑교회 은퇴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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