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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참된 권리가 인정되는 사회
[[제1564호]  2017년 9월  16일]


얼마 전에 술에 만취되어 행패를 부리며  흉기를 들고 항거한 사람을 제어하다가 그에게 부상을 입힌 경찰이 피의자에게 손해배상을 치르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들은 대다수의 시민들은 법치국가에서 정당하게 법을 집행하던 경찰이 오히려 범법자 같은 대접을 받는 이런 사태에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동료 경찰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피해보상금을 해결한 일이 있었다. 아마 이 모금에 참여한 경찰들은 동료 경찰에 대한 동정심에 의해 모금에 참여하면서도 제대로 된 공권력에 대한 의구심을 가졌을 것이다.

사회가 점점 피폐해지고 자기중심적인 이기주의가 팽배해진 현실에서도 심히 위태로움에 빠진 이웃을 구하려다 오히려 자신이 다치는 경우가 발생해 많은 사람들의 칭송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사회생활 중에 발생하는 남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에도 우리는 보통 못 본 체하며 참견을 안 하는 습성이 생겼다. 이는 사회생활에서 법도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이를 충고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무지한 사람들과 다투지 않기를 원하는 대부분 소시민의 소박한  지혜라고 여겼다.

일상생활에서도 눈꼴사나운 일이 너무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물론 이들 중 대부분은 법에 저촉되는 정도로 심하지는 않지만 남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행동을 너무나 스스럼없이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때에 이를 나무라거나 타이를 때면 오히려내 자유인데 무슨 상관이냐?”며 항의하는 경우도 많아 충고한 사람이 무안한 때가 많다. 그러니 범죄자에게 맞서거나 이를 고발하는 정의로운 일을 하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가 성경에서 배웠던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행동을 칭송하며 항상 이를 실천하기로 마음속으로는 다짐하면서도 막상 그런 경우에 닥치면, 어느 틈엔가 레위사람 같은 마음으로 변화된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권리는 나를 위해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으면서 또 참견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자유지만 할 수 있으면 범법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의 한도 내에서 이를 저지할 수 있는 의무적인 행위임도 분명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이런 일이 쉽지 않기에 우리는 영화나 소설을 통해 이렇게 사회정의를 부르짖는 행위에는 박수를 치며 대리 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사실권선징악(勸善懲惡)’을 강조하는 영화들을 보면법보다는 주먹’을 앞세워 사회에 악을 끼치는 악당을 통쾌하게 무찌르는 이야기들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우리 서민들은 이를 통해 카타르시스(catharsis)를 경험한다.  

우리가 어렸던 시절에는 가부장적인 사회 풍조가 지배했기에 젊은이들의 일탈을 꾸짖으면 이를 받아들이는 흉내라도 냈었다. 그러나 극도로 발달한 현재의 도덕 관념에서는 자식에게도 함부로 충고하기가 어려운 현실이 되었다. 그러니 주위 사람 특히 후배에게도 은유적으로 내 의견을 전하는 우아한 듯하지만 사실은 소심한 행동을 하면서 점점 주변의 일에는 무심하고 나약한 사람이  되어버린다

심지어 사회나 공공기관의 부조리에 대해 이를 고발하면  큰 곤경에 빠지는 것을 알면서도 대의를 위해 과감하게 불의에 저항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이를 저지하기도 때로는 비난까지도 하는 잘못을 범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나는 이런 일에 참견하기에는 너무 나약하고 이젠 늙었어’ 하며 자위도 한다. 서글픈 현상이다

백형설 장로<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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