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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무엇이든 이제는 천천히 하자
[[제1552호]  2017년 6월  10일]


어렸을 때 받은 교육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시간을 지키는 일이었다. 이는 나의 일생 동안 생활의 모토가 되었고 이로 인해 나의 인생은 매우 풍요롭게 되었다. 특히 다른 문제와는 별도로 시간에 관하여는 결벽증에 가깝게 조바심을 내었기에 젊은 시절에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기도 하였다. 그러나 어느덧 이는 나의 생활의 한 부분이 되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었고, 이렇게 사회생활을 하면서시간 약속은 칼처럼 지키는 사람’으로 각인되면서 이는 인간관계에서 커다란 이득이 되었다. 그러기에 나의 이런 습성을 아는 사람들은 약속 시간에 늦으면 약속 시간에 전화해서 조금 늦는 사실을 말하며 양해를 구하는 일이 많아지게 되었다.

사실 사회생활에서 모든 약속은 사람들의 인격을 가늠해보는 척도가 된다고 말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그 사람의 됨됨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시간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사람과는 동업을 하지 말 것’을  충고하기도 한다.

이렇게 중요하기에 약속 시간을 지키기 위해서는 항상 신경을 써야 한다. 보통의 경우 외출할 때는 가장 안전하고 정확한 지하철을 이용하기에 나름대로 약속 장소까지 걸리는 시간을 어림잡아 집에서 나선다. 그러나 이 때도 확실한 전철을 너무 믿어 정확하게만 계산했다가는 낭패를 볼 때가 있다. 뜻하지 않게 몇 분의 착오가 생길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10분이나 15분 일찍 집을 나서는 일이 이제는 하나의 버릇이 되었다. 그리하면 길에서 조바심을 내거나 뛰어야 하는 불상사도 없고 대부분 일찍 도착해서 편안하게 상대를 기다리는 여유를 갖게 된다. 기다리는 행위는 우리 인생에서 계속되는 한 패턴이며 기다리면서 다가 올 미래를 상상하는 일은 보람도 있고 또한 대단한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일상에서 미리 준비해 천천히 하는 버릇은 남들과의 대화에서도 실수를 예방하는 좋은 습관이다. 일반적으로 말을 빨리하고 남의 질문에 막힘없이 빨리 대답하는 것을 말 잘하는 능력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많이 있지만 보통은 이를 인정하면서도 때로는 여기에 이의를 느낄 때가 있다.

이번 대선 중에 있었던 후보 토론에서 시간에 쫓기거나 남보다 더 많은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너무 빨리 말을 하면서 원하지 않은 실수를 하는 경우를 보았다. 특히 고급 공무원들에 대한 청문회에서 질문이나 대답을 할 때 성급하게 말을 함으로 생각지 못한 실수를 하거나 불리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를 종종 발견하곤 한다.

우리의 생활에서 이제는 느리고 답답한 느낌이 들더라도 정도에 입각해 천천히 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급한 마음에 지름길이라고 가다가는 오히려 낭패를 볼 수도 있고 빨리 말하는 습관이 나를 옭아맬 수도 있다.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지니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여 성내기도 더디 하라’(1:19)는 말씀을 가슴에 간직해야 한다.   

매사에 너무 철두철미한 계획으로 준비하고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천천히 일생을 걸어왔듯 느리게 행동하는 것도 새로운 풍류일 수가 있다. 이는 곧 남에게도 부드러운 마음을 지닐 수가 있게 되고 남에게도 나를 자신 있고, 여유가 있으며, 멋있는 믿음직한 사람으로 인상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노년은 정녕 이렇게 여유로운 마감이 되어야 할 것이다.

백형설 장로<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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