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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하나님의 섭리는 정녕 무엇인가?
[[제1509호]  2016년 6월  18일]


얼마 전에 읽은 외신은 나를 멍 때리기에 충분한 내용이었다. 젊은 이집트인 부부가 부인의 암수술을 위해 전 재산을 털어 프랑스에 갔다가 기적적으로 완치됐지만 귀국길에 비행기 추락 사고로 숨졌다. 지난 5 19일 추락한 이집트항공 여객기 사고의 희생자 66명 가운데 2명의 이야기다. 아세리(31)와 레함(29)은 결혼생활 8년 동안 3명의 자녀를 둔 이집트의 의사 가족이었다

부인이 암으로 생사기로에 서자 남편은 프랑스로 가서 치료를 받기로 작정한다.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전 재산을 처분해 프랑스로 가서 수술을 받고 기적같이 완치 진단을 받았다. 기쁜 마음으로 귀국 비행기를 탔지만 그들은 결국 고국으로 가서 가족을 만나지 못하게 되었다. 사고로 비행기는 추락했고 부모를 기다리던 3명의 자녀는 고아로, 이 부부는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나는 순간적으로 “하나님! 어떻게 이런 일이?” 하며 눈물을 흘렸다. 너무나 비극적인 사실에 나와는 상관이 없지만 쓰라린 가슴을 달래야 했다. 이렇게 우리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되지 못하는 엄청난 비극에 당면할 때 우리는 흔히 ‘하나님의 섭리’를 들먹이곤 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행운이 닥칠 때는 이를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감사히 여긴다.

목사로 한국에 사셨던 아버지께서 1974년에 내가 살던 LA로 오셨다. 그리고 몇 달 후인 1975 1월 첫 주일에 개척 교회를 시작했다. 그러나 교회는 겨우 5개월을 지나고 풍랑에 시달렸다. 아버지는 5월 말에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셨고 그 후에 의식만 있은 채 19년을 병상에 계시다가 1994년에 돌아가셨다. 향년 79세였다.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나는 인사말을 통해 감히 하나님의 섭리를 언급했다. 아버지께서는 환갑이 막 지난 시기에 여생을 하나님 사업을 위해 정진하기 위해 교회를 개척하기로 했지만 하나님은 이를 허락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그의 목숨을 거두시지도 않고 세상에 19년을 그냥 생존케 하셨다. 이는 우리 가족이 항상 살아계신 아버지를 의식하고 그를 간호하면서 인간의 생명이 얼마나  존귀함을 직접 체험하게 하신 것이다. 또한 예전에 아버지를 알던 이들이 그의 생존소식을 듣고는 그를 향한 존경과 신앙을 함께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어떻든 아버지는 병상에서 침묵으로 설교하신 셈이다. 교통사고로 빨리 돌아가셨으면 나는 아버지에 대한 추억과 존경을 가볍고 짧게 간직하였겠지만 오랜 투병 생활은 나의 중년 생활에서 내 인격이 함양되는 일에 큰 기여를 해 주셨다. 이것만으로도 나는 큰 축복을 받은 셈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기도할 때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하고 우리에게 내리시는 축복을 감사하면서도 때로는 나에게만 필요하고  갈급한 소망을 간구하는 일이 많다. 그리고 이런 우리의 기도가 이루어지면 ‘약간은 형식적인 차원에서 잠시 동안’은 진정으로 감사를 드린다.

그러나 우리가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때로는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이 닥쳐올 때는 마음속에 섭섭함을 간직하면서 감히 하나님께도 반항하는 죄를 지기도 한다. 물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이는 비록 우리가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하나님의 섭리’라며 수긍하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에 무조건 승복하는 과정은 신앙의 과정이며 우리는 무조건 이 섭리를 이해하고 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나는 아버지의 사고와 그의 치료과정 그리고 사망에서 배울 수 있었다

백형설 장로<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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