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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다시 맞이하는 어린이 주일
[[제1502호]  2016년 4월  30일]


20여 년 전 마을버스를 탔는데 옆에 젊은 엄마와 탄 예쁜 아기가 있었다. 나를 보면서 웃기에 나도 웃으며 “아이 참 예쁘구나”하며 인사하였다. 잠시 후에 이 엄마가 내리면서 “할아버지, 안녕. 인사해야지” 하며 내렸다. 얼떨결에 할아버지 대접을 받아 당황했지만 아기가 예쁜 것은 사실이었다. 그래도 쑥스러워 그 후로는 모르는 아기에게는 아는 척을 하지 못했다.

어린이가 지금처럼 대접받지 못했던 아득히 먼 시절에도 어린이날은 있었고 이제는 5 5일은 공식적으로 공휴일로 제정되었으며 교회에서도 5월 첫 주일은 어린이 주일로 정하고 어린이들을 특별히 사랑하는 주일로 지켜 축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2년에 73만 여 명의 어린이가 탄생한 이후 출산율이 점점 줄어들어 이제는 43만 여 명 밖에 되지 않는 참담한 현실이다. 반면에 65세 이상 노인이 66십여만 명에 이르는 고령사회에서 그 수도 늘어나 곧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사회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젊은이들이 결혼을 포기하는 현실에서 어린이들이 많아지리라 기대할 수가 없지만 결혼한 부부들도 여러 가지 이유로 자녀 출산을 미루기에 어린이가 많아지리라 생각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예전에 그 어려웠던 시절에도  ‘태어나는 아기는 자기가 먹을 것은 갖고 태어난다’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어 자녀가 많은 것은 당연하게 여겼다.

그러나 급속도로 늘어나는 인구 증가에 손을 든 정부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산아정책을 쓰면서 인구 증가는 주춤하였다. 그러다가 젊은이들의 사고가 변하고 현실적으로 육아에 대한 어려움이 늘어나면서 새로 태어나는 어린이의 수는 급감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남성들은 청장년 시절에 산업 전선에 나가 일을 하느라 자식이 태어나도 제대로 양육은커녕 손 한 번 잡아보지 못했고 휴일에는 피곤하다는 핑계로 함께 놀아주지 못했던 아버지들이었다. 그러나 막상 은퇴하여 할아버지의 사랑을 보여주고 싶은 때에는 예쁜 손자 손녀들이 없는 현실이 되어버렸다.

나이가 든 사람들을 노총각이나 노처녀로 부르지도 않는다. 이제는 자식이 결혼하겠다고 배우자를 데리고 와서 인사를 시키면 이것이 효도라고 하는 세상이 되었다. 이런 젊은이들의 결혼을 위해서라도 정부는 육아에 필요한 사회적인 뒷받침을 하여야 하고 부모들은 자녀 돌봄에 헌신할 수 있어야 한다. ‘손자가 집에 오면 귀엽지만 왔다가 가면 더욱 고맙다’고 하는 너무 이기적인 자세를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손자가 없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기에 내가 사는 아파트에 함께 사는 어린이들이나 교회에서 만나는 어린이들이 더욱 예뻐 보인다. 이런 천사 같은 어린이가 “안녕하세요?” 하며 인사를 하면 당연하게  “안녕, 어딜가나?” 하면서 답례를 한다. 그러나 머리를 쓰다듬거나 뺨을 만지는 일은 하지 않는다. 사탕 같은 것을 주는 일은 더욱 없다. 이는 그 엄마가 질색하는 일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냥 거리를 두고 교감하는 것으로 만족할 뿐이다. 그러나 그들을 바라보면서 예수님이 품었던 마음을 되새겨보기는 한다.

예수님은 성전에 오는 어린이를 꾸짖는 제자와 달리 어린이를 축복해주셨다(10:13-16). 그들이 천국의 주인이라고 말씀하셨다. 어린이가 많은 세상이 이 땅의 천국인데 자꾸만 그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 어린이 주일을 맞이하여 이 천사 같은 어린이들이 많아지기를 기원한다.

백형설 장로<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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