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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신 회고록 '베트남 전쟁과 나'
[[제1208호]  2009년 12월  5일]

주요 작전의 배경과 성과

 

백마9호작전 전야의 소동

그러나 나는 그 전략 구상이 때를 놓쳤다고 보고 있었다. 왜냐하면, 존슨 대통령의 출마포기선언과 북폭중지 등 베트남전쟁에서 꼬리를 빼는 듯한 미국과 미군의 움직임에 적측은 고무될 것이고 미군의 사기는 저하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적측 월맹과 베트콩 역시 이 전쟁이 피곤하고 한없는 죽음의 연속에 지쳐있었다. 많은 젊은이들이 계속 죽어가고 인력충원에도 한계를 느끼고 있었고 전비부담은 더욱 곤경에 빠지고 있었다. 이리하여 4월 3일 하노이 방송을 통하여 월맹은 존슨 대통령의 제의에 호응하는 제스처를 보냈다. 베트남전은 싸움터가 아닌 대화를 통한 해결의 관문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그러나 양측이 회담장소를 정하는 데도 한 달이 걸렸다. 5월 13일 제1차 예비회담이 파리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는데, 양측은 자기에게 유리한 주장만을 내세우는 형국이 되어 이 회담이 난항을 거듭하며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예측을 낳게 했다. 여하간 1968년의 적 구정공세는 미국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하고 험난한 국면으로 들어서게 했다. 

백마사단장 박현식 장군이 임기를 마치고 후임 사단장에 육사5기 동기생인 유창훈 장군이 부임했다. 6·25전쟁시 명성을 떨친 야전형 전쟁영웅이다. 전임 사단장과는 여러 면에서 대비되는 인물이다. 외모, 처세, 성격, 인생관, 군인관까지 철두철미 정반대이다.

박현식 장군이 준수한 생김새에 논리적 성격이라면, 유창훈 장군은 과묵하다. 그러나 두 사람 다 강직하고 부정과 절대 타협하지 않는 정의감의 소유자다. 일반적으로 작전명칭 다음에 붙이는 숫자는 순서를 뜻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런데 백마사단은 그 숫자를 순서대로 하지 않고 뛰어넘기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 한 이유는 맹호사단과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에 맹호를 따라잡기 위해 고의적으로 뛰어넘는 경우이고, 다음 이유는 사단장 자신의 취미에 따르는 경우일 것이다. 전임 박현식 사단장은 6사단장을 역임했고 육사6기생이라는 인연으로 백마6호작전이라고 명명했는가 하면, 유창훈 사단장은 9호로 뛰어넘어 작전명칭을 백마9호작전으로 명명했다. 아마 백마사단이 제9사단이라는 것과 동양철학 사상에서 좋아하는 ‘갑오’ 9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여하간 군대조직이란 경쟁관계에 매우 민감하다.

군대에서의 경쟁관계는 긍정적인 측면이 더 강하다. 사단장 유창훈 장군에 대한 일화는 많다. 두주(斗酒)를 불사하는 호주가이기에 술에 얽힌 이야기가 많다. 주월사 사령관실에서 집무하고 있을 때, 아마 1968년 10월일 것이다. 외교관 채널을 통해 심상치 않은 소문을 들었다. 그 내용인즉 사이공 주재 대사관 무관들이 한국군 백마사단을 방문했다가 한꺼번에 15명의 외국 무관들이 인사불성이 되어 병원에 입원했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급히 참모에게 지시하여 내용을 확인토록 했다. 그 내용은 너무나 엉뚱했기 때문에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사이공에 주재하고 있는 외국 대사관 무관 일행이 백마사단을 방문했다. 인원은 16명이라고 했다. 사단장 유창훈 장군은 ‘무엇인가 한국군의 기질을 보여주겠다’고 생각했다. 작전을 보여줄까 생각했지만, 맹호사단을 다녀오는 길이라서 아직은 백마가 맹호를 압도할 만한 작전이 없다고 보는 그로서는 작전으로 감동을 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술로써 기개를 보여 주리라 작정하고 저녁 만찬에 외국 무관 16명을 초대하였다. 당시 참모장 홍경린 대위 역시 사단장에 못지않은 호주가였다. 사단장은 참모장에게 “오늘 밤 외국 무관을 만찬에 초대하여 술로써 한국군의 기개를 보여 줄 테니 단단히 각오하고 참석하라”고 지시하여 조니워커를 박스로 갖다 놓고 만찬을 준비했다.

저녁 7시 사단장 공관에서 만찬이 시작되었다. 장방형 테이블을 중심으로 사단장이 중앙에 앉고 모두 대령급이 참석하였으므로 서열을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리가 배정되었다. 식사를 막 시작하려할 때 사단장이 일어섰다. 눌변이라 이런 저런 두서없는 이야기를 늘어놓다가, “여러분이 한국군 백마사단장의 초청으로 이곳에 손님으로 온 이상 한국의 풍습과 예절에 따라야 할 것을 제의합니다.” 외국 무관들은 사단장 말에 어리둥절해 하는데 미국 무관 해리스 대령만은 그 말 뜻을 알아차리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한국에서 두 번씩이나 근무한 바 있으므로 ‘한국식 예법’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었다.

사단장은 다짐하듯 “자 여러분, 내 제의에 이의가 있습니까?” 하니 모두,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사단장은 의자에 앉자마자 자기 앞에 있는 맥주 컵에 조니워커를 가득 채웠다. 외국 무관들은 무슨 마술이나 하는 줄 알고 신기로운 호기심으로 맥주 컵과 사단장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사단장은 촌스럽게 피식 웃더니 맥주 컵에 따른 위스키를 단숨에 꿀꺽 마셨다. 미국 무관 해리스 대령을 제외한 모든 무관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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